오랜만에 봄바람도 쐴 겸 남자친구와 당진 삽교호에 갔어요. 작년 가을에도 이곳에 와서 수게와 새우를 먹었는데요. 식당에서 먹었을 적 예상외의 덜 푸짐함에 남자친구가 이번에는 "제대로 된 맛을 보여주겠다"라며 '어시장 조개구이'라고 써진 건물 입구로 들어갔어요.
입구에는 '호객행위 근절 어시장'이라고 써져 있었지만 다른 곳이 얼마나 심한지는 모르지만 호객행위가 없지는 않았어요.
저희는 아주 많이는 둘러보지 않고 입구에서 왼쪽으로 발을 옮기다 두 번째 가게에 멈춰 섰어요. 남자 친구가 보기에 두 번째 집 꽃게가 씨알이 좋아 보였나 봅니다.
가격은 대부분이 싯가 였는데요. 저희는 중간에 남자 친구 일행이 합류, 셋이서 먹어서 갑오징어 2마리에 암꽃게 1kg을 사서 2층으로 향했습니다. 갑오징어는 1마리에 3만 5천 원, 암꽃게는 1kg에 5만 8천 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2층으로 가면 꽃게를 삶아주고 상차림을 해주는 곳이 있는데요. 바다가 아주 잘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어떤 일행이 "저희가 먼저 앉기로 되어 있었다"라며 말해오자 조금은 좋지 않은 기분으로 비어있는 자리로 옮겼어요. 하지만 옮긴 자리 바다뷰가 더 잘 보여 금세 기분 풀림.
갑오징어와 암꽃게 본식이 나오기 전 저희가 재료를 구입한 가게에서의 서비스로 스끼다시가 나왔는데요. 가게를 잘 고른 탓인지 각종 조개류, 소라, 멍게, 해삼, 개불, 실치회 등의 서비스가 아주 잘 나왔어요. 특히 소라회 오독오독 고소하고 달큼한 게 정말 맛있었어요.
이윽고 등장한 갑오징어. 갑오징어회는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았는데요. 오징어보다는 식감이 더 있는 편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오징어가 더 개취. 물론 그보다는 한치를 가장 좋아하긴 합니다.
서비스로 나온 삶은 조개들도 너무 맛있고 마지막 피날레 삶은 암꽃게가 등장했습니다.
식당이 아닌 어시장 센터를 들어온 이점은 풍족한 서비스와 풍족한 재료, 가성비였지만 단점도 있었어요. 바로 2층의 서비스. 게를 발라먹기 위한 비닐장갑이 없다며 그냥 멘 손으로 발라 먹었습니다.
남자 친구는 실망하며 대신 물수건을 많이 가져와서 하나 발라먹고 닦기를 반복했는데요.
다행히 암꽃게의 알이 꽉 차 정말 맛있었습니다. 등딱지와 게살의 환상적인 조화였습니다.
지금 시기가 암꽃게의 씨알이 크고 앞으로 점점 작아진다고 하네요. 뭐 남자 친구는 개인적으로 작은 게 알과 게살을 섞어 먹기 좋아 더 맛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저희 일행은 암꽃게의 맛과 손의 비린내를 맞바꿔 목구멍 끝까지 배를 채우고 주변 산책을 하였어요.
배를 불리고 산책하기 좋은 삽교호. 비가 막 갠 날씨로 파란 하늘은 못 보았지만 선선해서 오히려 산책하기 딱 좋은 온도.
가다 보면 함상공원과 해양테마 체험관도 볼 수 있는데 옛날 보트와 전투기, 함포, 군함 등을 구경할 수 있어요.
당진 삽교호는 맛집과 바다를 즐기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당진 삽교호 근처 유로풍 인테리어와 분홍 조명의 아리아 모텔 (0) | 2025.05.02 |
---|---|
나만 알고 싶은 숨겨진 춘천 맛집 (2) | 2025.04.10 |
밤 나들이 양양 밤바다 구경, 속초 24시간 식당 (12) | 2025.04.03 |